'출근은 왜 이렇게 지겨울까' 요즘 유난히 자주 떠오르는 생각입니다. 특별한 사건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마음 한구석이 무겁게 가라앉습니다. 몸이 피곤해서라기보다, 하루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마음이 닳아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출근길에 서 있으면 '오늘도 비슷한 하루겠지' 하는 생각이 조용히 스며들고, 그 순간부터 이미 하루의 에너지가 조금씩 빠져나가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은 그 지겨움의 정체를 조금 더 솔직하게 바라보고, 왜 출근이 이렇게 버겁게 느껴지는지 스스로에게 묻는 기록입니다.
끝없이 반복되는 권태와 피로
출근이 지겨운 가장 큰 이유는 업무의 난이도보다 끝없이 반복되는 구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알람이 울리면 억지로 몸을 일으켜 씻고, 같은 시간에 같은 길을 걸어가고, 익숙한 자리에서 익숙한 일을 반복합니다. 처음에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움은 사라지고 권태만 남습니다. 업무는 특별히 어렵지도, 대단히 보람차지도 않은데 그저 '또 이 일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하루를 무겁게 만들곤 합니다.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일은 조금만 반복되어도 금방 지겨워집니다. 당장은 티 나지 않지만, 똑같은 일을 계속 해내는 동안 마음속에서는 서서히 색이 빠져나갑니다. '내가 여기에서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이 일을 계속하는 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되는 순간부터 피로감은 더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업무가 잘 풀려도 큰 성취감이 남지 않고, 실수를 하지 않아도 특별한 기쁨이 없을 때, 출근은 어느새 삶을 채우는 시간이 아니라 버텨야 하는 시간이 되어버립니다.
책임이 주어질 때 더 무거워지는 마음
출근이 지겹다는 감정에는 '책임'이라는 단어도 크게 영향을 미칩니다. 예상하지 못한 일이 갑자기 터지고, 그 일을 정리해야 하는 사람이 나일 때 마음은 단번에 긴장합니다. 누군가의 감정이 격해지거나, 불만이 쏟아지거나, 사소한 일에도 예민한 반응이 오갈 때 그 상황을 받아들이는 마음은 점점 지쳐갑니다. 업무를 처리하는 것뿐 아니라, 그 일을 둘러싼 사람들의 감정까지 함께 떠안게 되는 순간 출근은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감정의 소모로 느껴집니다.
책임을 맡는다는 것이 꼭 싫은 것만은 아니지만, 내가 원하는 방향과 상관없이 반복해서 짊어지게 될 때 마음은 쉽게 무너집니다. 잘못되면 내 탓이 될 것 같은 불안, 혹시 실수하면 안 된다는 압박, 기대에 맞춰야 한다는 부담이 겹쳐지면 작은 변수에도 크게 흔들리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 일을 꼭 내가 해야 할까?', '왜 나에게 이 역할이 계속 주어지는 걸까.' 이런 질문들이 쌓이면 책임은 성장의 기회가 아니라 지겨움의 또 다른 이름처럼 느껴집니다.
대안이 없어서 버티는 삶, 언젠가 만들고 싶은 다른 길
그럼에도 저는 매일 아침 출근을 합니다. 이유는 아주 단순합니다. 돈이 필요하고, 지금 당장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일로 큰 부를 얻는 것도 아니지만, 당장 일을 그만두고 새롭게 시작할 용기와 여유도 없습니다. 그래서 지겹다고 느끼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수십 번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결국 다시 같은 출근길에 서게 됩니다. 출근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살아가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쪽에 더 가깝다는 사실이 때때로 마음을 더 무겁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자리에 영원히 머물고 싶다는 뜻은 아닙니다. 언젠가는 이 지겨운 반복에서 조금은 벗어나, 나에게 맞는 다른 삶의 방식을 찾아보고 싶습니다. 지금의 일보다 조금 덜 지치고, 조금 더 나다운 선택을 할 수 있는 일을 만나고 싶습니다. 거창한 성공이나 완벽한 커리어가 아니라, '조금 더 숨이 편안해지는 하루' 정도면 충분하다고 느낍니다. 그 작은 대안을 언젠가는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남아 있기 때문에, 완전히 포기하지 않고 오늘도 버티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출근이 지겨운 마음은 게으름이나 의지 부족에서 오는 감정이 아니라, 현실과 바라는 삶 사이의 간격에서 비롯되는 자연스러운 신호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은 대안이 없어서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이 지겨움이 언젠가 다른 선택을 향해 나를 밀어줄지도 모릅니다. 느리더라도, 크게 달라지지 않더라도, 방향만은 잃지 않고 살아가고 싶습니다.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고, 지겨운 마음 속에서도 작은 가능성을 꿈꿀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의 마음도 오늘만큼은 조금 덜 지치기를 바랍니다.